-가맹본부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은 부당-
치킨소소를 붓으로 바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이 가맹점주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고 합니다.
A씨는 호식이두마리 치킨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고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였습니다. 무려 12년 동안 성실하게 일했지만 가맹본부 측에서 A씨와 더이상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치킨을 만들 때 어떻게 하는가였습니다. 소스를 발라서 만드는 간장치킨은 인기 메뉴 중 하나입니다. 이 치킨을 조리할 때 소스를 어떻게 바를 지가 갈등의 씨앗이 됐습니다.
A씨는 2016년 8월 가맹본부 측으로 부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며 시정요구를 받았습니다. 가맹본부측은 소스를 바를 때는 붓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A씨는 붓을 사용하지 않고 분무기롤 소스를 뿌리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가맹본부측은 A씨의 조리법이 잘못됐다며 같은 이유로 두차례 시정요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A씨가 이를 거부하자 가맹본부측은 A씨 와의 가맹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12년의 계약이 끝나버린 겁니다.
A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가맹본부가 A씨에게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2심과 대법원 역시 1심 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확인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해지의 사유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간장치킨 소스를 어떻게 바르느냐를 두고 이어진 갈등은 결국 12년 동안 성실하게 치킨집을 운영하던 A씨에게 큰 재산상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이 옮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호식이두마리치킨과 임씨가 가맹점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경과해 가맹사업법상 계약갱신요구권 내지 가맹점계약상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이같은 가맹계약 갱신거절에는 신의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회사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부과했다고 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판결을 확정했습니다.